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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본질 (12)] 또 다른 딜레마의 출현

 

 

Dilemma

 

 

 

[경제성장의 본질 (12) 또 다른 딜레마의 출현©]

by VIVITE LAETI

 

[1] 트리핀의 딜레마는 달러에 대한 수요를 만들면서 해결되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미국은 곧 새로운 딜레마에 빠졌다. 달러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막았지만, 대신 미국 내 산업이 무너지는 비용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특정 화폐가 기축통화로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수량이 공급되어야 하면서도 그 가치는 다른 화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사람들이 해당 화폐를 믿고 거래에 활용하게 된다.

 

[2] 하지만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 달러가 다른 나라 화폐에 비해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미국산 상품의 가격이 다른 나라 상품보다 비싸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똑같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업체는 수출시장에서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쟁력을 서서히 잃어가는 반면, 수입업체는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양을 수입할 수 있게 되므로 수익성이 개선된다. 국내 소비자들 또한 수입품의 가격이 이전보다 저렴해졌으므로 소비를 늘리게 될 뿐 아니라, 외국에 나갈 때 환전을 하더라도 더 많은 외국 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므로 해외여행도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특정 화폐가 다른 나라 화폐보다 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돈 쓰기 아주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3] 장기간에 걸친 강()달러는 점차 미국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강하게 유지되면서, 미국산 상품이 점차 가격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이는 산업, 특히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졌다. 강한 달러에 인해 높게 형성된 미국산 공산품은 마땅한 수출처를 찾지 못했고, 미국 내 제조업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국가로 점차 이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의 소비시장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상품으로 채워졌다. 그렇게 미국의 제조업은 일본, 한국, 중국 등에 자리를 내주며 점차 무너졌다. 미국은 달러에 대한 수요를 만듦으로써 트리핀의 딜레마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대신 자국의 제조업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4]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달러가 다시 강세를 띄자, 위에서 언급한 현상들이 고스란히 다시 나타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인해 미국 달러가 강세현상을 보이고 있고, 일본과 EU 등이 양적완화로 시중에 엔화와 유로화 공급을 늘린 것도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가져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달러가 강세를 띄자,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미국산 상품의 수출가격이 상승하고, 그로 인해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5] ()달러로 갈 수밖에 없었던 미국은 산업의 구조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산업은 공장 중심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항공, 우주, 무기, 컴퓨터 OS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영화, 금융 등으로 빠르게 전환됐다. 이런 산업들은 고도의 지식 및 기술 집약적인 산업들이다특별한 기술이나 특별한 지식, 타고난 뛰어난 재능 등을 가진 사람만이 들어갈수 있는 영역이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타고난 재능도 없으며 축적된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들이 아니다.

 

[6]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미국 경제의 재편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제조업이 성할 때는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일자리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많은 공장들이 인력을 필요로 했고 그에 따라 직장 잡기가 쉬웠다. 하지만 미국의 산업구조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자특별한 기술이나 능력 혹은 많은 지식을 가지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일자리도 함께 사라지기 시작했다고부가가치 산업은 기술 및 지식 집약적인 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나 특별한 지식, 타고난 뛰어난 재능 등을 가진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그런 사람들에게만 주로 주어진다.

헐리우드의 인기 영화배우, 인기 스포츠 스타, 월가의 금융전문가, 군수산업 종사자,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와 같이 전문적인 기술이나 타고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단기간에 일반 사람들이 상상도 하기 힘들만큼의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다.

 

[7] 반면, 평범한 사람들에는 부자가 될 기회는 커녕 일자리 찾기도 힘들어졌다제조업이 성할 때는 누구라도 공장에 취업하여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자리를 모두 사라지게 만들었다. 일반의 평범한 사람들이 구글 서비스의 검색엔진을 만들고, 아이폰을 기획하고 iOS를 설계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복잡한 금융상품을 설계하거나 이런 상품을 활용해 투자를 할 수도 없다. 영화배우나 프로운동선수가 될 수도 없고, 에니메이션을 구상하고 만들 수도 없다. 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라고 하는 것은 개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업 정도밖에 없다그리고 이들의 실제 생활은힘들게 노동으로 번 알토란 같은 내 돈을 금융사의 펀드매니저나 증권회사 직원에게 맡긴 채, 마음 편히 TV로 스포츠를 관람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뿐이다특별한 재능도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사회로의 이전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반가운 이야기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8] 이러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은 소수에게 부가 쏠리는 현상을 가져왔다.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 뛰어난 재능 등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번 소수와 일자리 자체가 급속하게 사라져 실직의 위기에 놓인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부의 불평등이 엄청난 속도로 확대됐다.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은 더욱 고착화됐다. 2016 2월에 하버드 가제트(Harvard gazette)에 실린 글에 따르면, 미국의 실질임금은 1970년대 이후 정체돼 있는 반면, 상위 1% 계층의 소득은 156%, 그보다 높은 0.1% 계층의 소득은362%나 증가했다고 한다. 고소득 계층일수록 더 많은 소득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에 반해, 일반 사람들의 소득은 장기간 정체돼 있었다. 불평등의 심화는 아주 당연한 일이 되었다.

 

[9]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매년 벌어들이는소득'(income)을 근거로 한 평가일 뿐이다. 실제 불평등을 확대시키는 데는 소득보다자산'(asset)이 더 큰 역할을 한다. 자산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014년 상위 20%의 사람들이 미국 전체소득 50% 정도를 가져간 반면, 자산은 전체의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하위 20%의 사람들은 벌기는 커녕 오히려 적자만 확대되고 있다. 미국 사회가 소득 불평등 외에도 부의 불평등도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The costs of inequality: When a fair shake isn’t” (Harvard Gazette, 2016. 02. 01)>

 

[10] 자산 없이 소득만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자리 부족과 정체된 임금으로 부를 축적할 기회를 잃었다. 이들이 의존해야 할 것은 정부 보조나 생계형 서비스업뿐이었다현재도 5,000만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식품 보조(food stamp)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거의 우리나라(남한) 전체 인구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정부 보조에 의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돈을 벌 기회를 박탈당하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사회적인 불만세력이 되기 십상이다. 이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방안도

찾아야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늘 그렇듯이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제공되어야 한다. 먹거리는 푸드 스템프(food stamp) 등으로 제공됐고, 즐길 거리는 미식 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프로스포츠(pro sports)으로 제공됐다. 예전 로마시대 때 회자되던 바로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ns)’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11] 기축통화국이 되는 과정에서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품을 수출하든 군수물자를 수출하든, 다른 나라가 소유하고 있는 부를 자기 나라로 가져오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기축통화국이 되고 나면, 다른 나라의 부를 가져오기보다는 기축통화국이

가지고 있는 부를 다른 나라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기축통화국은 수출보다는 수입이 많아야 하고, 생산보다는 소비가 많아야 한다. 자국 생산 및 수출형 경제구조가 수입 및 소비형 경제구조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자국의 산업, 특히 고용 능력이 높은 제조업의 쇠퇴를 허용해야 한다그리고 무너진 제조업으로부터 배출된 많은 실업자들도 다른 분야에서 흡수해주어야 한다.

 

[12]  일반적으로 서비스산업을 통해서 가장 많이 흡수한다. 서비스산업이라는 것이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라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다. 어떤 상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하고, 금융을 다루는 분야 등도 있지만, 서비스업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고 그에 따른 보수를 받는 분야이다. 배달을 해주고, 식당에서 주문을 받고, 숙식을 제공하고, 관광 안내를 하는 등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대가로 보수를 받는 직업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서비스산업을 표현하면, 서비스에 대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직업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근본적으로 상품을 만들거나 제조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을 보면, 어떤 방식이든, 기축통화가 되고 그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는 듯하다. 그리고 고위직이나 고소득층 혹은 재능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살기 어려운 것도 동일하고

 

[최초 작성: 2014. 08. 10] [1차 수정: 2016. 0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