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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의 범람 ] 과연 나쁜것이었을까

파라디소 2018. 2. 22. 16:46

경제성장의 본질 (11)

달러의 범람은 과연 나쁜 것이었을까 

by VIVITE LAETI

 

 

 

 

 

[경제성장의 본질 (11) 달러의 범람은 과연 나쁜 것이었을까©]

[1] 종종 사람들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달러의 범람 탓으로 돌리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달러가 넘쳐나면서 지금의 어려움이 시작되었다는 주장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정확한

과정을 모르는 것이 대다수이다. 그저 막연히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다른 한 쪽에서는 모종의 세력이 달러의 양 공급을 조절하면서 세계 많은 사람들이 애써 모은 부()

쉽게 착취해간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단기적으로 흥미 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음모론자라는 소리만 듣게 된다. 따라서 어떤

주장을 할 때는 정확한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의 어려움이 달러의 지나치게

많이 공급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2] 과연 달러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어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아니면 달러 공급으로 우리는

우리가 애써 모은 부()를 빼앗기기만 한 걸까. 이런 내용의 질문에 대해 답이 단순할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과연 달러가 범람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포함해 세계 경제가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 또한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가 가능했을까, 라고 질문했을 때, 그 답은 아마도 아니다,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된 것도 달러의 공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 그냥 달러는 아니고, ‘구매력을 갖춘 달러가 지금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세계경제의 성장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3] 지금 우리가 이 정도까지 풍요롭게 살게 된 데는 두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나는 달러의

구매력으로 표현되는 세상의 부()가 이전보다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 늘어난 세상 부의

일부를 우리 혹은 우리들 부모 세대가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나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만약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제때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아주 가난하게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 혹은 우리

부모 세대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했다 하더라도 세상의 부() 자체가 아주 적었다면, 그 많은 땀은 지금과 같은

큰 결실을 맺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한, 세상의 부가 아무리 많다 한들,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 우리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면, 그 또한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세상의 부가 성장하던 시기에, 우리와 우리

부모 세대가 열심히 노력하여 늘어나는 부()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었고, 그것을 우리가 지금 누리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가장 큰 전제인, 세상의 부()가 늘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와 우리

부모세대가 아무리 열심히 살았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이 부유해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열심히

하는 것 이전에,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부()가 있는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1980∼2000년대를 살았던 세대들은 참으로 복 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4] 이런 측면에서 볼 경우에도 달러의 범람 혹은 홍수는 여전히 나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가치가 없는 달러의 홍수가 문제이지, ‘구매력을 갖춘 달러의 홍수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국가들에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나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그렇다면,

구매력을 갖춘 달러는 무엇이고, 그렇지 못한 달러는 무엇일까. 이것은 트리핀의 딜레마를 설명하면서 이미

이야기한 내용이다. 달러가 금과의 연계고리를 끊고서도 구매력을 갖는 방법으로 찾아낸 방법이, 바로 달러에

대한 수요를 계속해서 창출하는 것이었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달러의 가치는 높게 유지될 수 있었고,

그런 달러는 세상에 넘쳐나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서로들 달러로 표시되는 부를 축적하려고 너도나도

달려드는 문제만 발생할 뿐이었다. 따라서 구매력이 있는 달러란 수요가 뒷받침되는 달러를 의미하고, 구매력이

없는 달러란 바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달러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달러의 범람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구매력이 없는 달러의 범람 혹은 수요를 초과하는 달러의 범람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5] 그렇다면, 구매력을 갖춘 달러의 범람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먼저 부자가 되는 방법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전에는 황금을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가 부의 척도였다. 하지만 새로운

부의 창출 방식이 도입되면서, 황금이 아니라 달러를 얼마나 많이 가지느냐로 부의 척도가 바뀌었다. 황금은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 무한히 늘릴 수 없지만, 달러는 석유 수요만 뒷받침되기만 하면 물량을 계속 늘릴 수 있었다. 황금도

물량이 늘어나면 인플레가 발생하지만, 달러는 엄청난 물량에도 (인플레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가치가 유지되었다. (콜럼부스가 활동하던 시기의 스페인도 신대륙으로부터 들어오는 황금 때문에 인플레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사람은 황금을 모으는 것보다 달러를 모으는 것이 더 편리하고 기회도 많았다. 양도 얼마 안 되는

황금을 모으는 것보다, 시중에 넘쳐나는 달러를 모으는 것이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모아진 달러가

구매력도 가지고 있었으므로, 달러를 모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당연히 황금보다는 달러 모으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고, 황금은 자연스럽게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6] 둘째,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굶주림과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해주었고경제가 성장한 국가의

국민들이 복지 향상의 헤택을 누리게 해주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살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져다주었다. 사실 우리들의 생활수준을 보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수준에서 벗어난 지는 이미 오래됐고, 수천 년 역사에서 한 번도 누려보지 못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풍요로움은 예전에 왕들도 누리지

못하던 호사스러움이다. 자동차를 타고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었고, 전기를 통해 음식을

요리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채소를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세탁기를 통해 여성들을 빨래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 아이들이 에어컨과 난방기가 설치된 학교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주었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며국내여행이 지루하다 싶으면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게 해주었다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게 해주었으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 기회를

확대해주었을 뿐 아니라 여성과 노약자들에 대한 대우도 크게 개선시켜 주었다.

 

[7] 과연 이런 풍요로움과 넉넉함이 우리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절대 아니다. 바로구매력을 갖춘

달러가 풍부하게 공급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그런데도 무조건 달러가 범람했다고 나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가 가진 부의 크기가 1970년대 수준에 머물렀더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삶을 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대학도 못 갔을 테고, 변변한 직장도

구하지 못했을 것이며, 결혼도 쉽지 않았을 테고, 자기 소유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은 꿈 속에서나

바랄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런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다. 물론,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열심히 사신 기성세대의 노력도 빼놓을 수는 없지만, 달러라는 넘쳐나는 부가 있었기에

그들의 노력이 허사로 끝나지 않고 경제성장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8] 셋째, 엄청난 기술 발전을 가져왔다. 현재의 풍요가 단지 경제적인 성장 외에도 기술적인 발전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는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도 돈이 많이 투자되는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희귀병 치료보다 대머리 치료에 더 많은 자금이 투자되는 게 현실이다. 과학이든

기술이든 돈 되는 분야로  몰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 세상에 돈이 많이 생겨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 TV, 세탁기, 냉장고, 전화기, 카메라, 스마트폰

모두 돈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수준처럼 발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세상의 부가 늘어난다는 것은, 단지

소득이 늘어난다는 것 외에도 각종 생활과 관련된 기술도 함께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9] 그리고 경제 성장은 무엇보다도 생계형 범죄를 크게 줄였다. 그만큼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아오지 않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었고, 그리고 그 일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가족을

먹여 살리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굳이 범죄를 저지를 필요가 없었다. 1970년대 이후의 세계경제를 돌아보면,

돈 벌 기회가 참 많았고, 누구라도 열심히 하면 이런 일자리를 통해 일정 수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주식을 사두면 주가가 뛰었고, 아파트를 사두면 아파트 가격이 뛰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아메리칸 드림이니

코리안 드림이라고 한다. 부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범죄가 줄어들자, 여성들과 아이들과 같은 약자들이

살기에 훨씬 안전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여성의 인권이나 아이들의 인권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된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10] 일부에는 달러가 범람하면서 세상의 불평등이 심화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Thomas Piketty)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라는 책으로 불평등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이슈화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불평등은 원시시대에도 있었고, 고대에도

있었고, 중세시대에도 있었고, 산업혁명 시대에도 있었다. 인류 역사상에서 불평등이 없었던 시기는 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불평등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느낄 뿐이다. 그렇다면 구매력을 갖춘 달러가 없었다면 불평등도 나빠지지 않았을까. 아마 지금보다 더 불평등이

심화되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평등한 상황에서 출발해도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불평등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구매력을 갖춘 달러가 없었다고 불평등이 해소되었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지금의 불평등을 단순히 달러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12] 또한, 우리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데는 불평등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한지식의 증가도 한몫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 우리가 불평등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기때문에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지, 그런 개념 자체를 모르는 상황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정도까지 교육을 받고 지식을 가지게 된 데도 역시 경제성장이

큰 몫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추측도 해볼 수 있다.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성장했고,

경제 성장과정에서 교육의 기회도 확대되어 불평등이라는 개념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만약 그런 달러의 범람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불평등하다는 사실 자체도 모른 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

말이다. 그만큼 페트로달러로 대변되는 세계적인 부의 성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고 할 수 있다.

[최초 작성: 2014. 08. 10] [1차 수정: 2014. 11. 03] [2차 수정: 2015. 01. 27] [3차 수정: 2016. 08. 27]